
광고를 맡으면 가장 먼저 고민하는 단어가 '가치'입니다.
네, 광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가치 싸움입니다.
당신이 붕어빵을 팔든
세탁기를 팔든
신발을 팔든
당신의 브랜드가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다고 말해야 합니다.
아니, 그렇게 가치를 투영시켜야 합니다.
이번에 맡은 서울이수플란트치과의 마케팅도 그러합니다.
대구로 내려오는 KTX 기차 안에서
저는 끊임없이 가치와의 싸움을 했습니다.
검색해 보니 이수플란트 치과가 있는
총신대입구(이수) 역 근처에만 해도 치과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습니다.
대구광역시 치과의사회의 홍보를 맡았을 때
회장님께서 제게 하셨던 말씀이 떠오릅니다.
"소장님, 우리 좀 잘 도와주세요. 이제 치과가 동네 미용실보다 많아졌습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가치를 결국 희소성에 달려 있습니다.
최근 sns상에서 임플란트 39만 원이라는 불법 DB 마케팅이 판을 치는 것도
아마 과밀한 치과의 개원이 한몫했을 겁니다.
이수플란트치과의 이주현 원장님은 서울대 치대 출신이셨는데
이마저도 이제는 특별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미 많은 치과에서 그런 콘셉트를 밀고 있기
때문이었죠.
학력을 강조해서
다른 서울대 출신 원장님들과
똑같은 one of them 브랜드가 나오는 것보다
이주현 원장님만의 가치를 부여하고 싶었습니다.
'치아'의 가치에 대해서 말하자.
제가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치아가 왜 중요할까?
저는 또 이런 생각과 씨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수플란트의 치과 미팅을 마치고
저는 다음 미팅 장소인 강남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장성형외과 마케팅을 맡았던 시절
자주 왔었던 곳이라 새로울 것이 없었지만
그날따라 유독 성형외과가 눈에 많이 들어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강남역 10번 출구는
한국 문화를 압축해 놓은 곳이라 볼 수 있습니다.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 한국이라
성형은 필수인 문화를 단 번에 볼 수 있는 거리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사람들은 얼굴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지?'
치아도 입 안에서 있어서 그렇지,
사실 치아가 없거나 가지런하지 않으면
그것도 외모의 중요한 포인트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었죠.
그렇게 쓴 컨셉이
'진짜 얼굴은 입 속에 있다'
였습니다.
사람들은 기존의 생각과 반하는 주장을 할 때,
고개를 돌려 봅니다.
원래 있던 생각과 말에 전혀 반대되는 말을 하면
왜 그렇지?라고 의문을 품고 그 메시지에 집중을 하는 거죠.
적어도 치아의 가치를 말해야 하는 치과라면
그들에게는 치아가 진짜 얼굴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가슴성형외과는 가슴까지 얼굴이라 말하고
배꼽성형외과는 배꼽까지 얼굴이다 주장할 수 있는 거죠.
문제는 그것을 얼마나 샤프한 소비자의 언어로 말하느냐
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치과 광고에 치아라는 말이 들어가면
촌스러워지니 우회해서 쓴 카피입니다.
진짜 얼굴은 입 속에 있다.
서울이수플란트 치과만이 말할 수 있는 콘셉트입니다.